참여/소식
국유정담
글. 사진. 김경배. 디자인하우스 큐 대표하는
기획특집 ③
문화상품 가치개발과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제언
한국문화재재단의 고품격 문화상품들은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지도록 전승자 디자인 협업사업을 통해 탄생할 수 있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문화상품이 앞으로 전통공예의 가치를 높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경쟁력 있는 관광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짚어 본다.
집 모양 토기가 신라와 가야 지역에서 여러 차례 출토됐는데, 그중 가야 지역에서 출토된 창고형 고상 가옥에 쥐와 고양이가 장식돼 있다. 곡식 창고에 올라오는 쥐 두 마리를 노려보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으로 보아, 예나 지금이나 곡식 창고와 뒤주의 주인은 쥐였나 보다. 그리고 그 쥐를 잡는 것 역시 고양이였던 같다.
통일신라 이후 쥐는 십이지의 하나로 능묘, 탑상, 불구(佛具), 생활용품 등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신라 진덕왕릉 주위에 부조된 십이지는 엄숙한 의례용 갑옷에 천의를 입고 있는데, 그 중 정북방을 담당하는 자상(子像)은 다른 십이지에 비해 단아 한 형태의 갑옷과 부드러운 천의를 입고 있다. 또 흥덕왕릉의 십이지에서는 자상만이 유일하게 천의를 입고 있다. 고려시대 이후에는 무덤 현실 내부에 벽화로 그려진다. 개풍군 수락암동의 석실 고분벽화에 그려진 십이지 신상은 문관의 복색을 하고 있고, 그 관모 위에 쥐가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또 파주 석곡리 고려 벽화묘에도 십이지 신상을 네 벽에 그려 넣어 무덤을 수호하게 했다. 고분 문으로 들어가자마자 맞은편(북벽)에 인물상이 있고, 그 인물상 관모 위에 쥐의 머리 부분이 그려져 있다.
문화상품 개발 협업 사업과 그 의미를 돌아보다
전통계승 및 보존과 더불어 문화 예술적 가치나 변화하는 소비자 생활패턴에 부응해 전통공예와 혼합된 조형 기법을 현대적 디자인과 상호 융합한 공예상품 개발은 문화유산의 잠재력을 높인다. 아울러 장인의 기술력과 예술적 가치를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전개하며, 이러한 저변 확대를 통해 문화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렇듯 문화 상품개발은 도입기, 성장기, 발전기를 거쳐 심화기에 이르렀으며, 많은 성과와 전통을 담아 한국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 이젠 이러한 기틀 위에 원활한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게 전반적인 문화상품 생태계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서비스 디자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서비스 청사진은 고객이 상황별로 겪게 되는 경험 중심으로 전개되며, 상황에 따라 고객에게 어떤 것을 제공해야 하는지, 또 어떤 장애요소가 있는지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향후 사업 방향과 효과적인 업무개선, 터치 포인트를 중심으로 통합적인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또한 기술의 발달에 의한 소비패턴 변화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더불어 기업들의 유통 마케팅 전략도 변화시키고 있다. 어떻게 잘 만들 것인가에서 어떻게 잘 서비스해서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브랜드의 팬으로 만들 것인가가 더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통합적인 디자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공감각적인 서비스는 상품에 국한되지 않고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교류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확대되고 있다. 공감각적인 서비스 관점에서 매장의 유형과 성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문화재재단에서 운영하는 문화상품관 유형 구성은 적절하나 향후 규모나 전략에 따라 휴식, 체험, 정보, 이벤트, 교육이 있는 열린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시나리오 기반의 전략 구축이 필요하다
문화상품 전반의 공감각적인(synesthesia) 큐레이팅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 전승자 디자인 협업사업 중요 개발 상품 전시 및 유통·마케팅·홍보·판매 등을 지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계속사업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나아가 전문 큐레이션을 통해 보다 의미를 확장하고 가치를 만들어 나감이 바람직하다. 특히 2019년 협업의 목적은 ‘생활 속의 공예상품 개발’로, 현대 공예작가가 협업과 소통을 통해 현대 생활에 필요한 대중적이고 실용화된 새로운 디자인의 공예품을 개발하고 제작해 보다 수준 높은 공예상품을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개발과 전시로 그치지 않고 판매로 이어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더욱더 공감각적인 큐레이팅이 절실히 필요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2020년부터는 전통문화 요소를 발굴하고 어떻게 매칭·조율해서 가치 있는 상품을 만들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만들어진 인프라 위에 어떻게 소비자의 감동과 공감을 전달해줄 수 있을지, 어떤 판매방식과 연출로 소비자가 구매 과정에서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한국의 향기를 느끼고 오랫동안 기억을 추억하게 할 것인지도 매우 중요하다. 또한 한국문화재재단의 훌륭한 문화상품이 체계 있는 큐레이션을 통해 전국 또는 해외 문화원에도 한국의 상징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해야 한다.
경험, 인터렉션, 문화상품, 소비자, 인지유발, 감정유발, 행동유발, 심미적 감동, 의미적 이해, 상징성 만족, 인터페이스, 서비스 디자인
브랜드 매장 - 한국의 집 → 도심형 복합문화공간
플래그십 매장 - 전통문화체험센터 → 라운지 형 전통문화공간
관광지 샵 - 문화상품관 → 문화재 특화 상품관
시대가 요구하는 관광문화상품의 개발과 정착을 기대하며
이 모든 제언이 전통공예에 현대적 디자인을 융합하는 문화상품화 방안에 아이디어를 더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 제언은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요소로 정체성과 독창성을 표현하고 한국적 디자인으로 미래의 시장에서 새로운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의 개발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고 현시대가 요구하는 경쟁력을 갖춘 우리 관광문화상품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러한 시도가 많은 디자이너에게서도 이뤄져 관광문화상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활용·정착되기를 기대한다.
큐레이션 사례
#1 비교와 재해석을 통한 표현 방법
㈜이노디자인 근무 시절 임페리얼 20주년 스페셜에디션 위스키병을 한국 전통 도자기의 기품과 품격
을 재해석해 프리미엄 브랜드화한 사례. 비교와 재해석을 통해 상품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전통공예의
인식을 새롭게 하며 실용화 제품으로 판매까지 이어지게 한 좋은 사례다. 이렇듯 전승자나 장인들과 디
자이너 그리고 상품 브랜드와의 Multi co-work를 통한 실용적이고 소비자의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가치 있는 co-brand가 가능하다. 전시판매 시 대표적인 백자와 청자와 함께 재해석된 상품을 같이
연출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2 전통기법을 현대화된 문양으로 재해석하여 상품화하고 상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사례
전통자개 공예 기법을 대중적이고 실용적인 아이디어로 재해석한 좋은 사례로, 서울 풍경 속의 남대문을 상
징으로 표현하고 측면은 한국의 단청을 표현한 메모지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친필
사인을 적용했으며, 현재 청와대에서 사용 중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3 (주)이노디자인의 T-Line 시리즈 브랜드 사례 & 용산 이촌역 지하도 나들길 디자인(김영세 作)
한국의 대표적 모티브인 태극과 건곤감리를 브랜드 정체성으로 표방하는 T-Line은 이노디자인의 대표적 문화상품
브랜드다.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대표가 한국의 상징 패턴과 의미를 모던하게 재해석한 문화상품 브랜드로, 생활용
품·문구류·패션·가구·공간까지 아우르는 종합 문화상품 브랜드. 자체 생산과 마케팅, 유통, 판매, 매장 관리까지 총
괄했다. 한국의 대표 디자인그룹에서 진행했음에도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문제와 유통의 시점 등
의 문제로 활성화되지 못한 아쉬움은 있으나, 지금도 진행 중인 브랜드로 향후 가격대별 상품 큐레이션이 적절하
게 이루어지고 협업을 통한 브랜드 유통을 활성화한다면 우리나라의 대표적 브랜드로 자리 잡을 것이다.
#4 (주)이노디자인의 T-Line 시리즈 중 애국심 브랜드 사례
이미지에서 느끼듯이 우리는 태극기를 보면 가슴에 손을 얻고 경의를 표한다. 이러한 행동양식을 브랜드 콘
셉트로 해서 ‘LOVE FOR KOREA’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중저가의 캐주얼 문화상품 브랜드로, 태극기의 칼라
와 4괘의 패턴 다양하고 가벼운 제품군으로 큐레이션했던 사례다.
#5 (주)이노디자인의 T-Line 시리즈 중 애국심 브랜드 사례 2.
‘LOVE FOR KOREA’라는 브랜드로 문화재(방패연과 궁궐의 용상과 공간
을 표현함) 공간과 사물의 색감을 패턴화해 한국전통의 품격을 재해석한
사례로 창의성과 현대적인 감각으로 문구류 및 패션에 적용했다
- 글. 사진. 김경배. 디자인하우스 큐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