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소식
국유정담
평양 김일성광장의 조선중앙력사박물관 뒤쪽에 위치한 조선민속박물관은 북한의 풍습을 엿볼 수 있어 평양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2.
조선민속박물관 제2 전시실 내부.
제2 전시실은 수공예관으로, 크고 작은 가구들이 용도별로 전시되어 있다
평양 시내에 위치한 조선민속박물관
북한의 민속유물을 7개 전시실로 나눠 전시
제5관은 주택생활관으로, 지역별 살림집을 재현해 놓았다. 특히 황해도 지방은 이부자리를, 평양은 살림집 꾸밈새를, 함경도는 부엌을 잘 차리는 것을 자랑해 재현하고 있다. 제6관은 민속의례관으로, 사람의 일상을 돌잔치·결혼식·회갑·제사 등의 통과의례에 의해 보여주고 있다. 제7관은 민속오락 및 음악관으로, 고대 악기와 봉산탈춤 관련 복식을 전시하고 있다.
제5관 주택생활관, 부엌 세간살이 모습
함경도 지역에서는 부엌을 잘 차리는 것을 자랑으로 삼아 재현해 놓았다. 부뚜막마다 큰 무쇠솥을 걸어
밥을 짓고 물이나 국을 끓이게 돼 있고, 그 옆에 커다란 물두멍을 놓아 물을 담아 두고 있다. 벽에는 시렁
을 매고 선반을 설치해 크고 작은 양념단지와 종지·식기 등을 겹겹이 쌓아 두거나 소반이나 놋동이 등
을 차곡차곡 포개 두었다. 부엌 살림살이를 자랑하는 아낙네의 마음이 여실히 전해진다.
풍뎅이(조선, 길이 71㎝, 높이 175㎝)
조선민속박물관의 준국보 38호인 풍뎅이는 어린이의 방한모자로 어른용 풍차나 남바위를 부르는 별칭이다. 겨울철 추
위를 막고자 썼는데, 머리부터 귀를 가리기 위해 안쪽에는 양털을 대고 겉감은 화려한 비단으로 만들고, 부귀와 장수를
상징하는 길상 문양을 도톰한 안주수로 수놓았다. 귀엽고 화려한 방한모자는 기후적으로 추운 북한 지역에서 발달했는
데, 이를 통해 자식들이 오래오래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어디에서나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혼식 때 신부가 타는 가마, 승교(조선, 길이 84.5㎝, 너비 72.5㎝)
조선민속박물관의 준국보 38호인 승교는 조그만 집 모양의 가마로, 안쪽에 방석을 놓아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했다.
결혼식 때 신부가 타는 이 가마는 화려한 무늬로 장식됐다. 사방에 문짝을 대어 앞쪽은 타고 내리도록 들창문을 마련
했고, 좌우는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볼 수 있게 작은 미닫이문을 달았다. 가마를 옮길 때에는 앞·뒤에 각각 2명씩 4명이
손으로 들거나 끈으로 매어 어깨에 걸고 이동하게 돼 있다. 혼례식 때에는 가마 위에 호랑이 가죽이나 호랑이 가죽 문
양의 천을 덮기도 했는데, 신부의 혼행길에 온갖 사악한 잡귀의 침범을 막기 위해서다.
‘숭숭이 반닫이’라 불리는 박천궤(조선 말기, 너비 100㎝, 높이 97㎝, 두께 49.7㎝)
조선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 43호. 우리나라의 반닫이는 지역에 따라 특색을 보이는데, 박천궤는 평안북도
박천 지역에서만 제작되는 향토색이 강한 가구다. 이 반닫이는 피나무로 몸판을 짜고 몸판 전체에 검은 시우쇠로 만든
장석을 빽빽하게 단다. 그 이유는 바탕재로 사용한 나무의 목리(木理)가 아름답지 않아서 그 흠결을 가리기 위해서다.
장석에 사용하는 시우쇠는 소피에 삶아 검으면서 광택이 나고 철색이 변색되지 않는다. 특히 박천궤는 길쭉한 장방형
장석 안에 ‘十자’ ‘囍자’ ‘국화꽃’ ‘당초문’ 등을 조화시켜 구멍이 숭숭 뚫린 것처럼 투조하는데, 이 때문에 ‘숭숭이 반닫이’
라는 재미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평안도 지방 처녀들이 시집갈 때 혼수품으로 지참하던 가구로 인기가 높았다.
연잎 소반(조선, 지름 34㎝, 높이 23㎝)
조선민속박물관의 국보 51호인 연잎 소반은 일주반 형식에 자개로 시문을 새긴 나전소반이다. 거북이 등판 위에
서 줄기가 솟아올라 큰 연잎 천판을 떠받치고, 그 주위로 연밥 2개와 서너 개의 연봉오리가 조형적으로 배치돼 있
다. 연잎 천판에는 상하로 구분해서 위쪽은 한시 한 구절을 새기고 아래쪽은 잎맥을 자개로 끊음질해 표현하고 있
다. 북한의 나전칠기는 글자나 잎맥 부분을 파서 자개를 박아넣는 감입으로 처리하는 데 비해 남한의 나전칠기는
칠 도막 위에 자개를 올려 붙이고 칠을 한 다음 닦아 내는 기법상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 글. 장경희. 한서대학교 교수. 문화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