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소식
국유정담
재단의 발자취로 본 전통문화보급의 역사
문화유산 활용
글.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유산활용실
한국의 색채로 세계를 사로잡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문화재재단의 사업과 소식은 언론에 모두 2천 540회가 보도되었다. 유수한 매체에서부터 다소 생소한 온라인 매체까지 전부 포함해서인데 방송과 신문에 보도된 건수만 해도 무려 239건이다. 이처럼 한국문화재재단은 창립 이후 40년 동안 여러 언론과 언론인들의 따뜻한 관심 속에서 탄탄히 성장해 왔다. 가끔은 뼈아픈 지적도 있었지만, 전통문화 전승자들의 전승활동에 애정을 듬뿍 담아 그들의 활동을 힘차게 응원하기도 했고, 일부 언론인들은 재단의 어려운 속사정을 이해하고 보듬어주기도 했다. 40년 넘게 이어진 언론의 진심과 응원 속에서 한국문화재재단은 더 견고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궁중 문화의 폭넓은 이해,
‘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
조선시대 궁성문 개폐 및 수문장 교대의식 재현 행사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대표적인 한국 관광 상품을 전통에서 찾고자 시작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조선왕조의 궁궐인 경복궁에서 당시 왕실 호위문화를 재현하여 당대의 역사를 내외국인들이 체험하고 왕실 문화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조선시대의 수문장은 도성과 궁성의 각 문을 수비하는 최고 책임자였다. 조선 왕조는 도성과 궁궐의 수비를 더욱 철저히 하고자 예종 1년(1469)에 처음으로 수문장을 설치하고, 『경국대전』에 법으로 제도화했다. 조선시대 궁성문 개폐 및 수문장 교대의식은 왕실 호위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로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경국대전(經國大典)』,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만기요람(萬機要覽)』, 『궁궐지(宮闕誌)』 등 문헌 고증을 토대로 재구성했다.
2002년 첫 시행 이후 매년 경복궁 광화문 및 흥례문 권역에서 펼쳐지는이 행사(매년 1. 1~12. 31(매주 화요일 제외) 10시, 12시(1일 2회))는 수문장(무관 정4품), 수종장(무관 4품), 갑사, 정병, 대졸, 기수 등 100여 명의 인원이 출연한다. 의례 절차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초엄이 궁성문의 수호를 책임지고 있는 수문장을 선두로 수종장, 종사관, 전루군, 갑사, 정병, 대졸, 기수로 구성된 교대 군사가 입장한다. 이어서 이엄이 울리면 교대 수문장과 당직 수문장이 군호를 확인하고 수문장 패 확인을 통해 서로의 신분을 확인한 다음 교대수문장의 구령으로 기수, 갑사, 정병, 대졸이 교대 위치로 이동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삼엄이 울리면 수문장 구령으로 근무를 마친 수문군이 퇴장하는 순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01_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
02_ 종묘대제
03_ 종묘제례악 야간공연
04_ 제5회 궁중문화축전 ‘경회루 환타지-화룡지몽’
05_ 제5회 궁중문화축전 ‘광화문 新 산대놀이’
06_ 덕수궁 외국공사 접견례
07_ 경복궁 별빛야행
세계가 인정한 문화유산 ‘종묘대제’
종묘(사적 제125호)는 조선왕조의 역대 왕과 왕비,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조선왕조를 건국한 태조(1335~1408, 재위 1392~1398)는 수도를 개성에서 한양으로 옮기고, 궁궐의 동쪽에 종묘를, 서쪽에 사직단(社稷壇, 토지와 곡식신에 대한 제사 공간)을 세웠다. 현재의 종묘는 정전(正殿), 영녕전(永寧殿) 모두를 의미하지만, 조선시대 종묘란 원래 정전만을 지칭하는 말이다.
정전 건물은 태조 3년(1394)에 짓기 시작하여 이듬해 9월에 완공되었고, 별묘인 영녕전은 세종 3년(1421)에 새로 지었다. 정전과 영녕전은 선조 25년(1592) 임진왜란으로 불탔고 광해군 즉위년(1608)에 새로 지었다. 그 후 몇 차례 중건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보존되고 있다.
사적 제125호인 종묘는 뛰어난 건축적 가치와 600년이 넘도록 이어져 온 제례 행사 등의 문화적 가치가 인정되어 1995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조선시대에는 정기적으로 사계절과 납일(臘日)에 올리는 5대향(五大享)과 수시로 올리는 천신제(薦新祭), 왕비의 간택을 알리는 묘현례(廟見禮) 등 영녕전과 사직에서 봄, 가을 및 납일에 올리는 3대향이 있었다. 종묘제례는 1969년부터 종묘제례보존회(전주이씨대동종약원)에 의해 복원되어 현재 매년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봉행되고 있다. 제향 행사는 재계(齋戒)와 출궁(出宮) 후 어가행렬, 제례 봉행으로 진행된다.
종묘제례는 197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6호로 지정되었고, 2001년에는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됐다. 제례악은 악기, 춤, 노래를 갖추고 종묘제례 의식에 맞춰 연행하는 음악이다. 1447년 처음만들어졌으며 세조 때에 이르러 왕의 문덕을 찬양한 보태평 11곡, 무공을 찬양한 정대업 11곡으로 다듬어졌다. 특히 제례 때 추는 일무(佾舞)는 8일무, 6일무, 4일무, 2일무 등으로 구분되는데 문무는 구멍이 세 개 뚫린 약과 적(翟)을, 무무는 칼과 창, 활과 화살을 들고 추는 춤이다. 종묘제례악은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됐다.
2006년부터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국제 문화행사로 격상해 봉행하고 있는 종묘대제는 제관, 봉행위원, 일무, 악사 등 총 700여 명이 행사에 참가하며 문광부장관, 문화재청장,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주한 외교사절, 언론인 및 외래 관광객 등이 참관한다. 제례 절차는 영녕전 제향을 시작으로 어가 행렬, 정전 제향 순으로 이어지는데 정전 제향에는 신을 맞는 절차와 신이 즐기는 절차, 신을 보내는 절차로 구성돼 있다. 신을 맞는 절차에는 재계(齋戒), 취위(就位), 진청행사(進請行事), 신관례(晨棺禮, 향을 피우고 울창주를 붓고 폐백을 올림)가 있으며 신이 즐기는 절차는 천조례(薦俎禮, 땅에서 자란 소, 양, 돼지 등의 간과 기장을 태워 국가 안녕과 풍년 기원),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그리고 신을 보내는 절차는 음복례(飮福禮), 철변두(撤邊豆), 송신례(送神禮), 망료례(望燎禮) 순으로 진행된다.
문화유산 축제 한마당,
‘궁중문화축전
2014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9년 제5회 궁중문화축전 개최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이 행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재인 궁궐과 종묘에서 펼쳐지는 국내 최대의 문화유산 축제이다. 우리 역사와 전통문화,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경희궁(제5회 축전부터 포함)·종묘·사직(제6회 축전부터 포함) 등 7곳에서 동시 진행되는 궁중문화축전은 고궁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인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선보임으로써 내·외국인 관람객에게 다채로운 관람 및 참여 콘텐츠를 제공하며, 문화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공감하고 확산하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경복궁 경회루에서 펼쳐지는 융복합 실경공연인 경회루 판타지 시리즈, 광화문 광장 퍼레이드, 시민배우들이 함께 참여하는 시간여행 그날 시리즈(정조-창경궁, 고종-덕수궁, 효명세자-창덕궁(제6회 축전 신규프로그램), 가족초청 공연인 양로연가무별감,1년 중 궁중문화축전 기간에만 볼 수 있는 종묘제례악 야간공연,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 궁중문화축전 등 다양한 공연들이 궁궐에서 진행된다. 매년 약 40여 개 프로그램이 각 장소에서 펼쳐지며, 2019년 제5회 궁중문화축전에는 약 64만여 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다녀갔다.
달빛 아래서 만나는 궁궐의 밤,
‘창덕궁 달빛기행’
창덕궁 달빛기행은 2010년 시범 사업을 운영한 후 2011년 정식 시행됐다. 세계유산인 창덕궁 야경을 콘텐츠로 활용한 고품격 궁궐 문화사업으로 기존의 고궁 관람과 차별화된 궁궐 활용 프로그램이다. 매월 보름을 전후하여 진행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2018년부터는 체험 기회를 대폭 확대하여 4월에서 10월까지 매주 목~일(내국인:목, 금, 토/외국인:일)의 기간에 진행하고 있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궁궐 야간답사와 그림자극 등의 콘텐츠 추가 등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야간명소의 조명 강화를 통해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추억을 기념할 수 있는 포토존을 운영하여 관람 만족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낭만이 깃든 별빛 속의 궁,
‘경복궁 별빛야행’
경복궁 별빛야행은 궁궐 문화 콘텐츠 다양화를 목적으로 궁중음식 체험과 전통공연, 경복궁 야간해설 탐방이 결합한 특색 있는 행사로, 지난 2016년 첫선을 보인 후 매해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관람객들은 흥례문으로 입장하여 해설사의 스토리텔링을 들으며 탐방을 시작한다. 먼저 동궁권역 탐방 후 소주방에 들러 왕과 왕비의 일상식인 12첩 반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도슭 수라상‘을 맛보게 된다. ‘도슭’은 도시락의 옛말로, 왕이 일상적으로 드는 ‘수라상’을 유기합에 담아낸 궁중음식으로 ‘한국의집’에서 재현하여 제공하고 있다. 소주방에서 전통공연과 함께 궁중음식체험을 마치면 스토리텔링을 따라 경복궁 후원으로의 탐방이 재개된다. 경회루의 누상에 올라 고즈넉한 경복궁의 정취와 함께 국악 독주를 들을 수 있다. 경복궁을 대표하는 궁궐 야간 행사로 자리매김한 경복궁 별빛야행은, 경복궁이 지닌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뜻깊은 기회를 제공한다.
- 글.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유산활용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