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소식
국유정담
재단의 발자취로 본 전통문화보급의 역사
공예전시와 무형문화재 전승 지원
글. 한국문화재재단 한국무형문화재진흥센터
변화하는 트렌드,
흐름에 발맞추는 문화재 전승
문화재의 가치는 곧 대한민국의 가치라는 토대로 한국문화재재단은 시대 흐름을 읽고 새로운 문화 전승의 장을 열기 위한 활동을 끊임없이 전개했다. 다양한 국내 외 전시와 체험 및 행사 등을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더 널리 향유하려는 그간의 값진 성과들을 돌아본다.
01_ 2016 대한민국무형문화재대전(킨텍스)
02_ 2019 대한민국무형문화재대전(국립무형유산원)
03_생활 속 전승공예(2019 공예트렌드페어)
04_궁·시·통 전시(2019 기획전시_전수회관)
전통공예 전시의 원류,
‘인간문화재공예작품전시회’에서
‘대한민국무형문화재대전’까지(1973~2020)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과 더불어 전통공예분야의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를 인정하면서 작품 발표 기회가 마련됐다. 그 결과 1973년부터 ‘인간문화재공예작품전시회’가 개최됐는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으로 새로운 종목 발굴 및 공예인의 배출, 전통공예 전승 기반 확산을 목적으로 하는 전국 규모의 행사였다. 현재 정부가 지정한 전통공예종목 중 많은 부분이 이 공모전을 통해 새롭게 발굴·지정됐다. 이는 전통공예계에서 큰 의미가 있는 전시회다. 1973년 1회 개최 이후 3년간의 공백이 있었으나 1977년부터는 공모전 수상작과 인간문화재공예작품전시도 함께 선보이는 큰 행사로 이어졌다. 그다음 해인 1979년부터는 대통령상으로 상훈이 승격됐다.
1980년 4월 1일, 재단 창립 이후 다음 해부터 이 전시회를 주관하게 된 것이 전시사업 역사의 첫 디딤이었다. 1987년까지 여러 장소에서 개최되어 오다가 1988년 올림픽을 계기로 새로 개관한 ‘전통공예관(현재 경복궁 동궁전)’을 재단이 운영하게 되면서 지속적으로 전시할 수 있는 장소가 확보됐고 1989년부터 매년 봄에는 중요무형문화재보유자작품전을, 가을에는 공모전인 전승공예대전을 분리, 개최하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렀다. 1995년에는 ‘한국전통공예미술관(현재 경복궁 건천궁)’ 개관과 함께 매년 경복궁에서 전통공예축제로 성황리에 개최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경복궁 복원사업으로 1997년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강남구 삼성동)’이 개관되면서 이전하게 되었고 교육을 위한 상설전시로 추진하다가 1999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참가를 계기로 대규모 국제행사(세계박물관대회,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여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기여했다. 2016년은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이 시작된 해이다. 킨텍스를 시작으로 2017년부터는 국립무형유산원(전주)에서 매년 가을 무형문화재 축제로 개최되고 있다.
전통공예 소통의 장, ‘천공의 솜씨를 찾아서’부터 ‘전통공예의 美 탐구 시리즈’까지(1988~2020)
1988년 전통공예관개관 이후 ‘만봉이치호 단청전’(1989년)을 시작으로 ‘정정완 우리옷 만들기’(1990년), ‘중요무형문화재초대전’(1993년) 등 고령의 기능 보유자들의 작품세계를 초대전으로 기획하여 외길 인생을 새롭게 조명했다.
1995년 한국전통공예미술관 개관기념전으로 개최한 ‘한국문양대전’과 ‘한국의 탈전’(1996년), ‘전통염색공예특별전’(1997년)은 미 발굴 공예분야 활성화를 위한 특별전으로 기획되었으며 공예품 전시와 더불어 문화상품 디자인, 12공방 체험, 판매 운영까지 전시 영역을 넓혔다.
2000년 전승공예대전 사업 이관 이후 2001년부터는 공모전과의 차별화를 위해 매년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전통공예 소통의 장을 만드는 ‘천공의 솜씨를 찾아서’(2001~2008년)를 개최하였다. 이를 통해 전승 현황을 소개하고 전통공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깊이 있게 체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아울러 원로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발자취와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무형문화재초대전’(2003~2014년)은 명예보유자 초청, 유작전시를 통해 명예로운 예술혼을 재조명하는 전시로 맥을 이었다. 이와 같이 천공의 솜씨를 찾아서와 무형문화재초대전은 재단의 대표적인 전시 콘텐츠로 두 개의 큰 맥을 이뤘다. 또한 시대적인 흐름을 반영하여 젊은 관람층과 저변 확대를 위한 ‘체험과 함께하는 특별전시’도 개최됐다. ‘웃는 도깨비’(2006년), ‘이무기, 여의주를 물다’(2007년), ‘문화소외 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문화유산버스’ 등 다양한 주제의 전시와 체험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국내 기업(포스코)과 협업사업이 추진됐다. ‘세대를 잇는 작업-이음전’은 기업에서 직접 전승자들에게 기부금을 지원하는 형식이 아닌 새로운 시각으로 참여한 우수사례로 평가됐다.
전통공예가 생활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판매전도 지속적으로 열렸다. ‘전통생활 도자옹기전’(1991년), ‘한국 전통생활 그릇전’ (1992년), ‘한국 생활공예 문화장터전’ (1993년), ‘전통 생활공예 모음전’(1999~2000년),‘장인의명품 특별 초대전’(2001~2004년)이 매년 주제를 새롭게 하여 열렸다. 2011년에는 롯데백화점과의 협력과 부산국제영화제 연계로 새로운 판로확보의 가능성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특히 2012년에는 전승자와·디자이너 간 협업전시 ‘전통공예품미래전’이 코엑스특별관에서 열려 실질적인 전승자 지원 방식과 전통문화를 대중적으로 보급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2015년에는 인사아트센터를 장기대관(6~10월)하여 ‘전통공예 디자인을 더하다’를 주제로 한 상설전시 공간을 운영하기도 했다. 특히 2015년부터는 ‘전승자 디자인협업 프로젝트’로 매년 주제(의, 식, 주, 생활 속의 공예품개발등)를 선정, 대중적이고 실용적이며 현대적예술성이 가미된 새로운 디자인을 접목해 전승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통한 발전 방안과 진로를 제안하고 있다. 매년 프랑스 파리메종오브제(1월)와 공예트렌드페어(12월)에 협업 성과를 모아 주체적으로 참여하면서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전시실도 새롭게 단장했다. 상설, 기획전시실로 20년 가깝게 운영되다가 결(2층), 올(3층)이라는 새로운 공간이 조성됐고 기존 전시회 운영방식에서 새롭게 변화를 주어 초대작가 공모전과 대관전시를 공모를 통해 추진했다. ‘기획전시’ 는 공예종목을 재조명하는 기획으로 운영방식을 바꿔 새로운 장을 열었다. ‘갓, 자연의 결로 멋을 내다’(2016년), ‘오늘의 옹기전’(2017년)을 시작으로 2018년부터는 ‘전통공예의 美 탐구 시리즈’를 시작했다. ‘소반전’(2018년), ‘갈이 공예전’ , ‘궁(弓)·시(矢)·통(筒)’(2019년)이 그 맥을 이어 나가고 있다.
글로벌 전통문화 교류의 장,
‘93 대전엑스포’에서
‘한국무형문화재주간’까지(1993~2020)
첫 시작은 경복궁 전통공예관에서 열린 ‘한·중고금자수교류전’(1991년)이다. 이후 1993년에 대전엑스포 전통공예실을 운영하여 ‘민족의 혼과 장인정신’을 주제로 ‘전통기술과 현대과학의 조화’를 구현하여 재단의 위상을 높였다. 2000년에는 독일통일 10주년과 21세기 개막 기념으로 개최한 하노버엑스포(EXPO2000, Hannover World Exposition) 한국관에서 전시와 시연을 통해 174개국이 참가한 대규모 엑스포에서 국가 이미지를 고양하고 한국 문화상품의 해외진출에 기여했다.
본격적인 해외전시는 2001년 베이징 내 ‘한국문화의 달(韓國文化之月)’ 지정 기념 전시회로 베이징의 왕부정 거리에 위치한 ‘베이징공예미술박물관’에서 ‘한국전통공예특별전’을 열었다. 문화재청과 중화인민공화국 문화부 주최, 우리 재단과 중국대외예술전람중심 주관으로 추진됐다. 2002년에는 한·일 국민교류의 해 기념행사로 서울에서 ‘일본·아시아 민족조형특별전’을 시작으로 교토조형예술대학 예술관에서 ‘한국전통문화향기전’을 주관했다. 외무성, 문화청, 교토부, 교토시, 주일한국문화원 후원으로 열린 이 전시회에는 한국의 ‘전통혼례’와 ‘불교공예’를 주제로 한국문화를 총체적으로 홍보하여 재일 한국인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간 중에 교토조형예술대학 춘추좌(가부키 전용극장)에서 중요무형문화재 특별공연인 ‘한국전통음악과 춤의 대향연’도 마련하여 전시와 공연이 함께 열린 다채로운 행사였다.
2003년 한국·캐나다수교 40주년 기념전으로 개최된 ‘한국전통문화전(Korean Cultural Property Exhibition 2003 : Traditional Crafts of Korea)’은 우리 재단이 주최한 최초의 해외전시로 캐나다 문화단체(CSAA)와 공동으로 개최됐다. 캐나다아시아예술협회(Canadian Society for Asian Arts)는 1969년 설립되어 34년간 아시아 문화와 북미 사회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해온 비영리 문화단체다. ‘한국의 문화상징 BEST 10’을 주제로 기획 단계부터 전시장 대관, 홍보물 번역, 개막식까지 협력하여 진정한 교류 행사로서 성과가 있었다.
팬들럼 갤러리가 그 당시 아시아문화를 소개하는 기획 행사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현지인들의 관심이 높았다. 특히 캐나다에 거주하는 이민 1.5세대, 2세대, 유학생들이 자원봉사로 함께 참여했으며 개막식에서 밴쿠버 소재의 UBC, SFU 각 대학교 측에 한인학생회 이름으로 기부금도 전달하여 뜻깊은 행사로 평가됐다. 2006년에는 연해주 한인이주 100주년 기념관 개관에 맞추어 한국 전통공예체험관을 설치하는 사업도 추진했다. 악기와 한복도 기증하여 재외 동포들에게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의미 있었다. 2008년에는 베이징올림픽기념으로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사랑방과 안방문화’가 주중 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2009년과 2010년에는 문화동반자사업 국제문화교류특별전이 추진됐는데 하노이 베트남민족학박물관과 함께 진행한 ‘한국·베트남 문화교류-복을 비는 마음’(2009년), 몽골국립박물관과 협력한 ‘한국복식, 하늘을 향한 오색의 아름다움’ 전시가 개최됐다. 공예품 전시와 함께 전시 기간 중 한국공예강좌도 개설해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가졌다. 현지에서 활동 중인 연수생들의 협력이 큰 도움이 됐다. 현지 미디어들의 취재 열기가 높아 의미 있는 교류 행사로 평가됐다. 2011년에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콘 본부 전시관 미로 홀(Miro Hall 1-3실)에서 의미 있는 해외전시 ‘자연과 더불어 꿈꾸다’가 개최됐다. 다양한 국가의 유네스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옥 속 전통가구를 통해 한국인의 공간미학을 소개하는 기회가 됐다. 그다음 해는 한·미 수교 100주년 기념으로 미국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한국공예, 천년을 이어온 솜씨’(2012년)가 개최됐다. ‘궁중병과체험’과 더불어 멜론 오디토리움에서 ‘한국의 영혼’을 주제로 한 특별공연도 함께 열어 우리 소리와 춤사위도 다채롭게 소개했다.
2015년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카루젤 드 루브르(루브르박물관 내)에서 전 세계 공예장인들의 기술력을 선보이는 세계 유일의 ‘문화유산 장인 박람회’에 참여했다. 또한 재외공관을 중심으로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한국무형문화재 주간행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스페인 마드리드 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된 ‘영혼을 울리는 소리’(2015년)를 시작으로 멕시코와 헝가리 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된 ‘한국의 악(樂)·가(歌)·무(舞)’(2016~2017년)는 한국의 전통악기 전시와 현지인들이 함께 참여한 교육 체험, 전통예술공연이 개최됐다. 2018년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국의 여름을 상상하다’라는 주제로 문화적 공통점을 찾는 기회를 마련했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는 2019년 한국-폴란드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잇고, 짓고, 품다’ 전시를 한국문화원에서 개최했다.
변화하는 시대와 함께하는
‘무형문화재 전승지원사업’
재단에서는 2016년부터 ‘한국무형문화재진흥센터’를 신설하여 전승활동 지원에 매진하며,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굴을 위해 국가무형문화재를 보호·육성하고 있다.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 지원’, ‘전승자 주관 전승활동 지원’, ‘이수자 및 우수 이수자 지원’, ‘전승장비 구입 및 수리 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전승자 지원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가장 주요한 지원 사업으로는 동 법률 제28조(국가무형문화재의 공개의무)에 따른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 지원’이다. 공개 행사는 일반 국민들에게 보유자 및 보유단체의 기·예능을 공연하거나 실연하는 것으로, 국민들이 무형문화재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오고 있다. ‘전승자 주관 전승활동 지원’ 사업은 전승자들이 직접 기획하여 주관하는 공연 및 전시, 학교나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무형문화재 공연 및 체험, 해외에서의 무형문화재 전승활동 등을 지원하여 다양한 계층에게 무형문화재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사업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활동 지원 이외에도 전승활동에 필요한 장비 및 물품을 구입·수리할 수 있는 사업을 2017년부터 진행하여 전승자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수자 및 우수 이수자 지원’ 사업을 통해 그동안 전승활동의 사각지대에 있던 이수자들의 공연과 전시를 통해 전승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밖에도 ‘아리랑’ 같이 종목만 지정하는 국가무형문화재 종목지정 무형문화재 지원 사업, 가사·발탈·줄타기처럼 전승의 위기를 격고 있는 국가긴급보호무형문화재 지원과, ‘씨름’, ‘제주해녀문화’ 등의 인류무형문화유산 홍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의 전승은 방법과 주체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지원에 있어서 정교함이 필요하다. ‘한국무형문화재진흥센터’는 전승자들이 전승활동에 전념하고,국민들의 무형문화재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하여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05_한국의 악가무 국악교육(2017 헝가리 한국문화원)
06_메종 오브제 참가(2020 프랑스 파리)
07_국가무형문화재 공개 행사(2019 창경궁)
08_한국무형문화재주간 전시(2019 폴란드 한국문화원)
- 글. 한국문화재재단 한국무형문화재진흥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