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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정담
문화 열정 36.5℃
글. 김민영(한국문화재재단 미래전략기획단 전문위원)
전통과 현대의
감성적 조화,
전승공예품
공예 문화와 트렌드를 보여주는 ‘공예트렌드페어’가 지난 12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코엑스 A홀에서 열 린다. 한국문화재재단은 2015년부터 올해 6회째 참가 하면서 현대공예 중심의 공예트렌드페어에 ‘찐빵 속의 팥소’ 같은 중심 역할을 해 왔다. 이번 페어에서도 전통 공예와 현대공예를 대표하는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 와 현대공예 작가들의 소통이 돋보였으며 작품의 상품 적 매력을 관람객에게 각인시켰다.
공예를 머금은 쉼과 치유의 공간
재단은 ‘2020년 공예트렌드페어’에 독립 부스(28부스,252㎡)로 참여했 다. 출품작은 국가무형문화재 기능분야 전승자 디자인 협업작품, 이수자 지원사업 작품, 전승공예 인증제 작품 123종 190점 등 2020년도 사업 결 과물이다. 내용별로는 전승자 디자인 협업 작품이 88종 132점, 이수자 지 원사업(전시부문) 23종 39점, 전승공예품인증제작품 12종 19점이다. 전승 자 디자인 협업사업은 국가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와 디자이너 또는 현대 공예가들이 협업하여 전통공예기법에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으로 작품을 구성 제작하는 과업이다. 이 과정의 결과물인 공예품에는 전통미감과 현 대적 디자인(공예)미감이 깃들어 있다.
휴(休)가(家)예(藝)감(感)’ - ‘쉼이 있는 집, 공예를 머금다’를 주제로 열린 ‘2020년 공예트렌드페어’에서는 다양한 협업 작품을 보는 즐거움이 컸다. 서신정 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채상장 보유자와 박성철 백석대학교 디자 인 영상학부 교수는 ‘채상-스툴(Stool)2020’과 ‘채상-차도구 2020’를 선 보였다. ‘채상-스툴(Stool)2020’은 선(線)적 요소를 지닌 대나무 껍질을 얇게 저민 후 색색으로 물들여 기하학적 무늬로 표현하여 옻칠하고, 위에 앉을 수 있는 부위를 동, 철 등으로 소재로 기능적 요소를 접합하여 제작했다. ‘채상-차도구 2020’은 같은 기법으로 채상장의 기본적 제작방법을 응용 하여 찻상과 차 도구를 넣을 차 바구니를 디자인했으며, 상판은 금속재료 인 구리를 이용해 제작한 뒤 내구성을 높이고자 옻칠로 마감했다. ‘SUN : 가림막’은 김기호 국가무형문화재 제119호 금박장 보유자와 박예 연 비케이아이디 선임디자이너가 손을 맞춰 작업한 작품이다. 실크 오간 자에 햇빛을 형상화한 패턴을 금박으로 처리한 가림막으로, 방이나 거실 사무실 등 여러 생활공간에서 원하는 장소에 벽 고정장치로 걸어서 쓸 수 있는 작품이다.
‘SUN : 오일램프’도 김기호 보유자와 박예연 디자이너가 함께 작업했다. 금박 표면의 자연스러운 질감과 빛을 이용한 오일램프로, 불빛이 금박에 반사되어 태양의 빛을 연출한 작품이다. 이외에 ‘SUN : 캔들홀더’도 함께 작업했는데 기법과 재료와 색상, 크기도 같다. ‘입사 container 1’은 승경란 국가무형문화재 제78호 입사장 전수교육조교 와 정호연 서울산업기술대학교 금속공예학과 강사가 마음을 맞춰 만든 실내 장식용 작품이다. 선입사와 면입사 기법으로 철과 금·은·동의 재료로 둥근 합 형태의 장식용 작품을 구성하고 면과 선에 색을 줘서 눈길을 잡았다. ‘입사 container 2’는 둥근 사각형태고, ‘입사 plate 2’도 두 작가가 함께 작 업한 작품이다. 테이블 장식을 위한 플레이트 작품으로 모두 4종을 만들 었다. 또한 ‘입사 브로치’도 출품했다.
다양한 협업 작품으로 선보이는
전통과 현대의 참신한 조화
이외에 이수자들과 디자이너들이 협업한 작품도 몇 점 있다. 낙동시스템 선반과 낙동고비는 정종상 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이수자와 류종 대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 외래교수가 합작한 작품으로, 기하학적 형상의 조합과 오동나무를 불에 태운 후 벗겨내는 낙동법을 이용하여 제 작한, 현대식 주거공간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소목 작품이다. 신명옥 국가무형문화재 제89호 침선장 이수자와 신예선 시각예술가가 손잡고 작 업한 작은 휘양의 변형(방한에 목적이 있는 휘양을 변형한 어깨 장식의 작 은 케이프로, 전체를 빙 둘러싼 검은 밍크털 장식이 특징)과 보라끈이 있 는 모자, 풍차의 변형, 흰털 장식이 있는 모자(같은 방식의 케이프로, 작은 케이프로, 전체를 둘러싼 검은 밍크털 장식이 특징), 매듭 장식이 있는 주 머니(두루주머니를 응용한, 핸드폰이나 카드 등 간단한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작은 주머니)를 만들었다. 재료는 실크와 명주, 밍크 털 등이다.
허성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03호 완초장 이수자와 디자이너인 고보형 한 양대학교 테크노프로덕트디자인학과 부교수는 푸른 줄무늬 원형완초함, 붉은 줄무늬 원형완초함 청색 원형완초함 등을 만들어 다양한 형태와 색 상, 여러 기능을 가진 작품을 만들었다. 완초함 안과 밖 테두리에 여러 색 상을 넣어 현대적 미감을 살렸다. 최재희 국가무형문화재 제107호 누비장 이수자와 권자영 블랙쉽 대표는 부럼깨기 주단삼(綢緞衫), 비단능선(緋緞稜線), 반월(半月) 을 만들어 눈 길을 끌었다. 재료는 명주, 가죽, 본단 등을 썼다. 누비기법으로 의류, 액 세서리, 부럼 주머니를 만든 것이다. 정영락 국가무형문화재 제96호 옹기 장 이수자와 김주일 디자인㈜ 아트디렉터는 투박한 옹기의 질감을 살려 구(?)합,먹(墨)다관, 먹(墨)잔, 먹(墨)에스프레소 잔 등을 합작했다.
이수자 전승활동 지원으로 역량을 드높이다
한편, 공예트렌드페어에는 이수자의 사기를 높이고 다음 세대로의 전승 활성화를 목적으로 추진 중인 이수자 지원 사업의 전통공예품 23종도 출 품됐다. 악기장 이수자의 해금, 먹감 3층장, 전주장, 사방탁자, 불화인, 극 락도, 독성노인도, 석호, 모란문, 낙죽장도, 흑장도, 각자, 합죽선, 고비 등 이다.
이수자들의 인증제 작품도 전통공예작품으로 나와 볼거리를 더했다. 김 영조 국가무형문화재 제136호 낙화장 보유자와 김상윤 리슨커뮤니케이 션 대표는 낙화펜꽂이를 만들어 내놓았는데 다양한 꽃 문양이 전하는 온 기를 낙화로 표현한 펜꽂이다. 월넛/메이플 원목 위에 낙화한 뒤 천연 오 일로 마감했다. 박선경 국가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 전수교육조교와 신예선 섬유 작가는 매듭 목걸이를 출품했다. 갓끈의 조형적 구성을 유리 관과 매듭으로 재해석한 목걸이로, 재료는 유리와 명주실이다. 이외에 이 수자들이 인증제 사업으로 출품한 협탁, 문갑, 부부방석, 당초, 문의함, 기 단합 등 20여 작품을 선보였다.
01_ 공예트렌드 페어에 참여한 소목작품과 악기
02_ 공예트렌드 페어에 참여한 전승자들의 작품
03_ 디자인 협업으로 만든 채상-’스툴(Stool)2020’과 ‘SUN : 캔들홀더’
04_ 디자인 협업으로 만든 완초함
05_ 이수자 지원사업에서 제작한 소목작품들
- 글. 김민영(한국문화재재단 미래전략기획단 전문위원) -